11/8 화 - 기대가 되는 아침, 기대할 것이 있는 아침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차이를 깨닫는 순간)
아침 해가 밝기 전,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수영을 가기 위해서이다.
매주 화/목요일은 아침 수영을 가는 날.
평소였다면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자마자 가벼운 욕 한마디를 하고
'5분 후 알림' 버튼을 누르고 다시 침대에 누웠을 것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평온하게 기상을 했다.
물론 졸리고 피곤한 것은 있었지만
상쾌했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보았듯이 타이탄들이 아침에 하는 가장 작은 성공은 '잠자리 정리'.
나 역시도 그 패턴을 꽤나 오랫동안 따르고 지키고 있다.
타이탄이 하는 생활 패턴 이어서라기 보다는 성격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너저분한 침대를 바라보면 기분도 너저분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에.
이유야 어찌되었든 잠자리를 정리하고 창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상쾌하면서도 차가운 늦가을 아침 공기가 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제가 절기로 입동이었다고 하니, 오늘 아침 공기는 더 차갑게 느껴졌다.
주섬주섬 수영장을 가기 전, 아침에 해야 할 것들을 가볍게 한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창문을 열고, 화장실을 갔다 온 후, 옷을 입고, 출근 가방과 수영 가방을 챙겨서 집을 나선다.
수영장을 가는 날은 똑같은 패턴이다.
지난주, 이틀 중 하루를 밍기적 거리다가 결석을 해서 그런 것일까?
수영장을 가는 아침이 생각보다 기대되고 상쾌했다.
피곤하고 졸린 아침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은 것.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몸을 이끌고 무거운 다리를 이용해 자전거 페달을 밟는 것.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뜨거운 물로 샤워를 끝내고 싶지 않은 마음.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기 싫은 마지막 저항.
이 모든 것이 불과 아침 20분 안에 한 행동과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악마의 유혹을 이겨내고 수영장에 입수했다.
열심히 코와 입, 눈과 귀로 시원하게 수영장 물을 마시며 오늘도 헤엄쳤다.
아침 시간이 기대가 된다는 것은
내가 눈을 뜨고 나서 기대하는 것이 있다는 것.
아침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움직이는 것은
내가 그것을 정말로 하고 싶다는 것.
오늘 엄청나게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아침에 해야 할 것(목표)을 정하는 것이 아닌,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을 정해놔야 기운차게 침대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침에 책을 읽고
아침에 산책을 하고
아침에 명상을 하고
아침에 감사 일기를 쓰고
아침에 영어 공부를 하고
아침에 러닝을 하고
아침에 기타를 친다 (?)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면 하고 싶어 한다.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차이를 오늘 온몸으로 깨달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
졸린 눈을 번쩍 뜨게 만드는 다음의 일과
아침을 상쾌하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아침도 즐겁고,
잠들고 잠에서 깨는 모든 과정이 즐겁고 기대된다.
오늘이 아닌, 내일이 기대되는 삶이라는 말이다.
우리 모두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무언가를 꼭 하나 찾기를 바란다.
나부터 먼저...